[경향신문]윤병동 교수, “사람들의 발걸음도,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조류도 에너지”

2011-07-20l 조회수 2209

(내용본문)ㆍ윤병동 교수팀·강도형 박사팀 에너지 재활용 주목

서울대 공대 윤병동 교수팀이 사람이 밟고 지나가면 전구가 켜지는 보도블록을 개발했다(왼쪽 사진). 사람이 발걸음을 옮길 때 발생하는 진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킨 것이다. 한 번 밟을 때마다 200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구가 동시에 켜진다.

윤 교수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의뢰를 받아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 5월 진동에너지를 모으는 압전소자 ‘EH스킨’ 개발에 성공했다. 가동 중인 에어컨이나 움직이는 자동차 등에 붙이면 진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전환된다. 연구팀은 EH스킨을 에어컨에 부착해 진동에너지를 최대 70% 흡수할 수 있다.

과학자들이 주변에서 쉽게 버려지는 에너지를 거둬들여 재활용하는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효율은 낮지만 환경오염이 없어 대안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해외에서는 이미 상용화돼 있다. 일본 도쿄역 개찰구 바닥에는 압전소자가 설치돼 있다.

승객이 개찰구 바닥을 밟을 때 생기는 압력과 진동을 전기에너지로 바꾸고 이를 모아 개찰구의 각종 전기기기를 작동시킨다. 고속도로에 설치된 압전소자는 자동차가 달릴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도로 지시등을 켜는 데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미세조류도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한국해양연구원 강도형 박사팀은 미세조류에서 기름을 짜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오른쪽). 미세조류는 광합성하는 단세포 생물이다. 햇빛과 물만 있으면 잘 자라고 번식 속도도 매우 빠르다. 강도형 박사는 “미세조류는 보통 3~8시간마다 양이 2배로 증가한다”며 “시범 단계에서 70일 만에 기름을 6번이나 짜냈을 정도로 효율이 높다”고 전했다.

4000㎡의 면적에서 생산되는 바이오 연료는 미세조류의 경우 연간 7200ℓ 정도이다. 같은 면적에서 사탕수수와 옥수수가 각각 1710ℓ와 950ℓ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것과 비교하면 4~7배 효율이 높다. 또 미세조류 100t으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면 이산화탄소를 약 180t 줄일 수 있다.

빗물을 모으면 훌륭한 자원이 된다. 서울대 공대 한무영 교수는 “우리나라를 두고 흔히 물 부족 국가라고 하지만 빗물을 모으면 물이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미 빗물을 받아 재활용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건국대입구역 부근에 자리잡은 스타시티 단지는 옥상에 빗물 저장고를 만들었다.

빗물을 꾸준히 모아 정원수, 청소용수 등으로 이용하는데 그 양이 매년 4만t에 이른다. 스타시티는 1년간 쓰는 수돗물의 20% 정도를 빗물로 충당한다. 이 때문에 가구당 공동수도료는 한 달에 200원이 넘지 않는다. 현재 수원종합운동장과 경북 고성 공룡엑스포 전시장에도 저장고를 만들어 빗물을 재활용하고 있다. 한무영 교수는 “빗물도 모아서 재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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