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학과소식 뉴스이벤트

뉴스 및 이벤트

[조선일보-최해천 교수]‘딤플’ 있는 골프공이 2배 멀리 가는 까닭은…

2006-04-27l 조회수 5725

‘딤플’있는 골프공이 2배 멀리 가는 까닭은…
 서울대 최해천 교수팀, 매끈한 공과 비교
‘홈’위에서 난류 발생… 공기저항 절반으로 줄여

타이거 우즈와 골프 대결을 한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우즈에게 표면이 매끈한, 즉 ‘딤플(Dimple·작은 홈)’이 나있지 않은 공을 주면 승산이 있다. 표면이 매끈한 공은 딤플 있는 공에 비해 공기저항을 더 받아 공이 날아가는 거리가 절반으로 줄기 때문이다. 딤플이 공기저항을 낮춰주는 기본 원리는 공기가 불규칙하게 흐르는 난류(亂流). 최근 국내 연구자가 딤플로 인해 난류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최해천 교수팀은 유체역학 전문저널‘피직스 오브 플루이드(Physics of Fluids)’ 4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딤플 속으로 흘러들어간 공기가 소용돌이를 일으켜 난류가 발생한다는 기존 가설과 달리, 공기는 딤플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공중에 떠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난류가 생긴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공의 속도가 높아지면 공 표면을 따라 흐르던 공기가 중간쯤에서 떨어져 나간다. 이렇게 되면 공의 뒤쪽에서는 공기흐름이 없어져 압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공의 앞뒷면 압력차가 커지면 공기저항도 증가한다. 그러나 딤플이 있으면 난류가 발생해 공기를 섞어준다. 덕분에 공기가 공 표면을 따라 더 오래 흐르게 돼 매끈한 공보다 공기저항이 50% 정도 준다.


연구팀은 골프공의 딤플에 아주 가는 전열선(電熱線)을 갖다 대고는 바람을 불어줘 공이 날아가는 상황을 재현했다. 바람을 맞으면 전열선이 식기 마련. 전열선의 온도변화를 측정하면 공기 흐름을 역산(逆算)해낼 수 있다.

실험 결과 딤플을 만난 공기는 그 안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고 공중에 뜨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공중에 뜬 공기는 불안정해져서 결국 공기저항을 줄이는 난류를 발생시킨다”며 “딤플이 저항을 줄이는 현상은 100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나 구체적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1992년 상어 비늘이 마찰저항을 줄이는 이유를 수퍼컴퓨터로 처음 밝혀낸 바 있다. 3M은 이를 이용한 필름을 개발해 캐세이 패시픽 항공사의 항공기에 이용하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이영환 기자
원문보기 : http://www.chosun.com/economy/news/200604/200604260617.html

 첨부파일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