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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서울대 장애인 의료장비센터 만든다

2008-05-15l 조회수 3934

(본문내용)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장비가 하나도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장애인의 재활을 돕는 장비 개발을 위해 센터를 만들고 자금 모금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건우(52·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서울대 차세대 융합기술원 원장은 14일 “오는 23일 경기 수원의 서울대 차세대 융합기술원 내에 장애인용 의료 장비를 만드는 ‘장애우 의료장비 개발센터’ 개소식을 열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는 장애인 의료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모든 걸 환자 가족에게 떠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심지어 병원에서 환자들이 침대 등받이를 작동하는 것조차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며 개발센터를 열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개발센터는 사실상 이 원장의 ‘아름다운 기부’가 인연이 돼 탄생하게 됐다. 지난 2006년 이 원장은 공학기술 분야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학자를 선정해 매년 상금을 지급하는 경암 교육문화재단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 원장은 이 상금을 고스란히 서울대발전기금에 기부,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의 재활을 위한 장비구입에 써달라”고 요청했다.

이 원장과 이 교수는 여러차례 만나면서 “장애인들도 IT 기술을 통해 정상인처럼 생활할 수 있을 때에야 한국이 진정한 IT 강국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번 개발센터를 기획했다.

이 원장은 “경암 교육문화재단이 1억원을 기부해줘 개발센터의 최초 설립자금이 됐다”며 “앞으로 많은 독지가들이 개발센터를 위해 100억원 정도의 모금에 동참하고 투명한 운영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서 개발센터를 국가적 대형과제 중 하나로 받아들이면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원장은 “개발센터를 열면 한국말로 입력했을 때 알아듣는 컴퓨터 등 이 교수가 필요한 의료장비뿐 아니라 다양한 재활관련 기구를 연구 ·개발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현실은 이 교수가 직접 의사들에게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해 어떤 장비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할 정도로 장비 수준이 낙후돼 있다”고 말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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