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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박희재, `SNU 프리시젼` 같은 실험실벤처 100개 키울것

2013-04-29l 조회수 1509

박희재, `SNU 프리시젼` 같은 실험실벤처 100개 키울것
박희재 R&D전략기획단장 단독 인터뷰
R&D지원 외화벌이 기술에 집중…車·IT·반도체·소재 적극 육성


"왜 우리 대학에서는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SCI)급 학술지에 실리는 논문만 알아주고 수출 중소기업 매출 확대에 기여한 기술은 제대로 된 논문으로 인정해주지 않습니까. 국가 기술개발(R&D)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인데도 말이죠."

3조4000억원 규모 R&D 예산을 관할하는 국가 `최고기술책임자(CTO)` 박희재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장(52)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지난 18일 전략기획단장에 선임된 그는 25일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앞으로 `외화벌이`에 도움이 되는 기술에 R&D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실제 사업화에 필요한 기술이 뭔지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대학, 연구소와 매칭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프로젝트별로 100여 개 산ㆍ학 풀뿌리 컨소시엄을 만들어 실제 기업 매출과 연결지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D 최고가치가 외화벌이라는 철학이 신선하다.

▶1986년 국비유학생에 선발돼 1990년대까지 영국 맨체스터대학원에서 공부했다. 국민이 만들어 준 달러로 공부한 셈이다. 창업 이듬해 스웨덴 첫 수출에 성공해 1만달러가 통장에 입금됐다. 여기서 출금한 1달러가 제 보물 1호다. 기술 개발로 수출해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을 납부해 국가를 먹여 살리는 일이야말로 공학인이 해야 할 가장 숭고한 일이다.

-실험실 벤처 1호 에스엔유 성공신화 주역이다. 비결이 뭔가.

▶IMF 사태가 한창이던 1998년 에스엔유를 창업했다. IMF 사태의 핵심은 핵심부품 수입대체도 못 하는데 많은 외화가 유출되면서 생긴 것이다. 공학인으로서 큰 수치심을 느꼈다. 당시 서울대 공대 교수로 있으면서 후학 지도도 중요하지만 국가 위기사태에 정말 중요한 건 시장에서 정면승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차별화된 기술력만 있으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에스엔유 같은 선례를 어떻게 사업화할 건가.

▶시장 친화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기업 역량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핵심은 사람이다. 1차적으로 국내 R&D 연구 역량을 갖고 있는 조직은 대학과 연구소다. 이 인력을 어떻게 중소기업 상품화 기술에 동원할 수 있을지 제시해야 한다.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컨소시엄을 만드는 작업을 돕겠다. 우리가 필요한 제품이 이런데 현재 글로벌 상황은 이렇다는 내용을 대학과 공유해야 한다. 또 이를 석ㆍ박사 논문과 연결시켜줘야 한다. 우선 100개 정도 프로젝트별로 산학 풀뿌리 컨소시엄을 만들겠다. 이러면 일단 기술 사업화를 위한 기초는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성공을 강요하는 환경도 문제다.

▶이제 국가 지원 R&D 성공률에 대한 정의를 바꿔야 한다. 기초연구 등 보고서상 성공률이 아니라 사업화 성공률로 봐야 한다. 기업 중장기 매출액 기여, 수출과 고용 성과를 R&D 평가와 연계하는 게 맞는 방향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이 18% 설비투자를 줄였지만 신제품 투자는 12% 늘렸다. 이런 자생적 움직임을 어떻게 자극할 건가.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는 `빅푸시(big push)` 전략이 필요하다. 빙판길에서 잘 못 가는 사람 뒤에서 스케이트를 잘 타는 사람이 밀어주면 쫙 잘 나갈 수 있다. 이게 빅푸시다. 경쟁력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부분에서 빅푸시 전략을 쓰면 앞질러갈 수 있는 분야가 많다. 자동차, IT,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부문 등이 그렇다. 이 부문에 연구비, 인력, 인프라 지원 등을 집중하겠다.

-상장사 CEO, 서울대 교수 등 겸직에 따른 비판도 나온다.

▶산업계, 학계 현장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기획단 업무다. 학교 측과 상의해 2학기부터는 강의 업무를 조정한다. 에스엔유 경영에서도 큰 의사결정에만 참여하는 형식으로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것이다.

▶He is…

기술 사업화 부문의 `미다스 손`으로 통한다. 1961년 경기도 김포 출신으로 서울 우신고와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원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포스텍 조교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를 지냈다. 1998년 서울대생들과 함께 실험실 창업벤처 1호인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에스엔유 프리시젼`을 설립했다. 2005년 에스엔유를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김정환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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